부르고 싶은 이름 어머니
육신의 어머니를 여읜 후 오랫동안 가슴에 묻고 잊고 살았던
그리운 이름 어머니!
얼마나 부르고 싶은 정겨운 이름인가요?
하지만 나의 어머니 성모님! 제가 걸어온 삶이 주님의 길이 아닌
제 이기적인 삶이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르기에 한없이 부족합니다.
육화되어 저희 곁에 오신 예수님께서 보이셨던 진실된 사람의 모습은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순명과 사랑의 삶의 표상이었습니다.
죽음을 넘어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며
‘보십시오, 당신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 지소서’ 하신 당신의 말씀은
겸손하여 판단하지 않고 곰곰이 생각하신 후 믿음을 보여주신 한마디였습니다.
16세 어린 소녀로서 고난의 길이라 보인 그 길이 영광의 길임을 어찌 아셨습니까?
하느님은 사랑이시므로 주님께 모두 맡기면 돌봐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슴에 깊이 품으신 당신의 순명으로 영광스런 구세주를 저희가
볼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순명과 믿음의 힘이 얼마나 컸기에
처녀의 몸으로 잉태하신 두려움을 뒤로하고 기쁨에 넘친 마니피캇을 노래하셨을까요?
당신의 믿음대로 주님은 사랑이셨습니다. 요셉성인을 곁에 두시어 우려했던
세상의 질시와 고난을 감싸주시고, 예수님을 위한 성가정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두셨습니다.
성모님의 믿음으로 주님의 길은 고난이 아니라 축복의 길임을 저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지금의 나의 고통이 주님의 뜻이 아닌 나의 이기적인 삶으로 인한 것임에 괴로워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남편의 아픔을 주님의 사랑으로 감싸주어라”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외면하고, 나의
길에서 고난을 자처하고 있음을 봅니다.
주님이 마련해 주신 사랑의 길을 잃어버리고, 안개속에서 아파하고 불편함을
호소했던 약한 저를 성모님께서는 주님의 길을 찾고 그 길을 따라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제 마음을 사랑과 자비로 가득 채우시고, 그 마음으로 남편을 평안하게 감싸주어
그의 기쁨을 내게 크나큰 은총의 기쁨으로 되돌려 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그 고통의 길이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로 향해 있음을, 그리고 그 길은 사랑으로 가득찬 축복의 길임을 성모님께서는 몸소 저에게 보여 주시고 깨닳도록 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자비의 성모님! 당신이 택하신 현명한 길을 따르며, 이제는 당신을
저의 어머니라 불러봅니다.
나의 어머니! 자비의 모후이시여 사랑합니다.
정길례 프란치스카
2019년 5월 19일 성모의 밤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