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신부님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에디슨 한인 성당 교우 여러분께
“알렐루야! 주님께서 부활하셨도다!”
드디어 부활이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우리 주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 각자 살아가는 삶의 시간들이 더욱 새로워지는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 드립니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 있는 많은 이웃들과 목숨을 잃은 불쌍한 영혼들을 기억하는 부활 시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부활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의 빛을 비춰 주시기 위해 걸어가신 희생과 아픔,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왔다는 것을 기억하며, 우리 삶도 역시 그렇게 사랑을 이루며 살 수 있기를 기도 했으면 합니다.
요즘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또 봄 기운이 우리 사는 이 세상에 더 깊숙이 들어오면서, 초록빛의 대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집안에 있다가 가끔씩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다 보면, 초록빛이 너무나 반갑고 또 마음까지 그 안에서 맑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도 새로운 생명의 모습을 만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 부활의 색은 백색, 하얀색으로 표현이 됩니다. 세상에 생명을 전해 주는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밝은 태양빛이 점점 길어지면서, 땅을 비추면, 겨울 동안 움츠리고 생활하던 하느님의 모든 창조물들이 본래 자기의 모습을 찾아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우리에게 초록빛으로 다가옵니다. 실제로 온갖 나무와 풀들이 초록색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새로 태어나는 아기들의 생명도,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고 회복하여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생명의 빛도, 갈등으로 인해 갈라졌던 사람과 화해하고 다시 좋은 관계가 된 사람들의 관계가 보여주는 빛도, 고해성사를 하고 나와 용서의 은총 안에서 밝아진 얼굴을 한 하느님 자녀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빛도, 모두 초록의 생명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회복하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모든 것들은 그리스도 부활의 빛을 받아 생명의 초록 빛을 발산하는 것입니다.
우리 삶이 어두운 빛으로 앞이 안보이는 시간을 살고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빛을 항상 찾고 원하고 청해야 하겠습니다. 모든 빛은 어둠 속에서 더 밝게 빛나고, 세상 모든 피조물들은 그 빛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그 빛 안에서만 우리가 서로 알아보고, 서로의 진심을 듣고 느낄 수 있으며, 동시에 나의 어둠도 밝혀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하느님이 주신 생명으로 살고 있기에 주신 생명을 잘 드러내며 살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 생명은 어두울 때 항상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의 빛, 부활의 빛을 찾도록 우리의 깊은 마음을 움직여 그분께 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래야 다시 행복한 삶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활의 빛 안에서 우리가 가진 생명이 이끌고, 또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주신 사랑의 진리를 살면서, 우리의 삶이 더욱 생명의 초록빛을 뿜어 낼 수 있는 부활 시기가 되기를 기도 드립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중에도 서로서로에게 기도와 관심으로 사랑의 빛을 비추면서, 지내시길 바랍니다.
이남웅 스테파노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