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안녕하세요. 이남웅 스테파노 신부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여러가지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자가 격리”일 것입니다. 요즘은 외국을 나가거나 또는 다른 주에 다녀오고 나서도 2주라는 시간 동안 자가 격리를 하면서 바이러스에 걸렸는지 스스로 체크를 해야 합니다. 저도 한국에 도착해서 자가 격리를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2주라는 시간을 홀로 지내는 시간에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차 적응도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여유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시차 적응은 언제나 힘든 일입니다. 이렇게 여유롭고 편하게 시차 적응을 하는데도, 몸의 생체리듬을 적응시키는 일이라 빨리 되지 않죠. 14시간이라는 차이를 적응하는 일도 이렇게 힘든데, 어쩌면, 하느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의 차이를 좁힌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신앙 생활을 해도 우리가 사는 이 시간 속에 하느님이 함께 하시고 계시는 체험을 하기란 참 힘든 일이라고 생각 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아주 짧은 시간, 찰나의 순간 속에서 깊은 신앙의 기쁨과 깨달음이 찾아올 때면, 하느님이 나의 시간 속에 함께 하고 계심을 아주 강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또는 먼 거리를 이동해서 적응 해야하는 시차는 곧 시간이 해결해 주고,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지만, 하느님의 시간을 인간이 노력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곧, 하느님께서 우리의 시간 속으로 직접 들어와 주셔야 한다는 확신이 더 우리에게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확신을 더 굳건히 해 나가는 삶이 우리 신앙인들의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2000여년 전, 아니 어쩌면, 세상을 창조 하실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의 모습으로 우리 인간의 시간에 개입하시고 함께 하셨습니다. 그것을 믿고 여전히 오늘도 그분의 도우심을 빌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분의 아들이고 딸 임을 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합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시간 속에 하느님의 시간이 같이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